담석증은 간에서 생성된 담즙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굳어져 돌처럼 변하는 질환으로, 복통·구역감·소화불량을 일으키며 방치하면 담낭
염, 담도염, 췌장염으로 악화될 수 있습니다. 담석은 비교적 흔한 질환이지만 원인과 치료 과정에 대해 정확히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담낭의 역할, 담즙의 변화, 그리고 담석이 생기는 이유와 치료법까지 체계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담낭의 역할과 담즙의 기능 이해하기
담낭은 간 아래쪽에 위치한 작고 배 모양의 장기로,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일시적으로 저장하고 농축하는 역할을 합니다. 담즙은 지방을 분해하는 소화액으로, 음식을 섭취하면 담낭이 수축하면서 담즙을 십이지장으로 배출해 지방 소화를 돕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이 원활하지 않으면 담즙이 고이거나 변질되어 담석이 생깁니다.
정상적인 담즙은 물 95%, 담즙산, 콜레스테롤, 빌리루빈, 인지질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성분들이 일정한 비율로 유지될 때 담즙은 안정적으로 유지되지만, 콜레스테롤이나 빌리루빈 농도가 높아지면 균형이 깨지면서 결정이 생기고 점차 굳어져 결석이 됩니다. 담석은 성분에 따라 크게 콜레스테롤 담석, 색소 담석(빌리루빈 담석), 혼합형 담석으로 나뉩니다.
콜레스테롤 담석은 전체 담석의 약 80%를 차지하며, 주로 서구화된 식습관, 비만, 고지혈증, 여성호르몬 영향으로 생깁니다. 반면 색소 담석은 간 질환이나 용혈성 질환(적혈구 파괴)이 있는 환자에게 흔히 나타납니다. 이처럼 담낭은 담즙의 흐름과 농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 기능이 약해지면 결석 형성이 쉬워집니다.
담석이 생기는 원인과 위험 요인
담석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깁니다.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콜레스테롤 대사 이상입니다. 간에서 콜레스테롤이 과도하게 분비되거나 담즙 내 담즙산이 부족할 때, 콜레스테롤이 침전되어 결석이 만들어집니다. 또한 담낭이 규칙적으로 수축하지 않으면 담즙이 정체되어 결석이 쉽게 생깁니다.
생활습관 요인도 중요합니다. 불규칙한 식사는 담낭의 수축 주기를 방해해 담즙이 장시간 머물게 하고, 고지방·고열량 음식은 담즙 내 콜레스테롤 농도를 높입니다. 급격한 체중 감량 역시 간에서 콜레스테롤 분비를 늘려 담석 위험을 2~3배 높입니다. 여성은 호르몬 영향으로 남성보다 담석 발생률이 높으며, 특히 임신·피임약·폐경 후 호르몬치료가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같은 대사성 질환은 담즙 성분의 균형을 깨뜨립니다. 비만은 간의 콜레스테롤 합성을 증가시키고, 당뇨병은 담낭 운동을 저하시켜 담즙이 정체됩니다. 유전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부모 중 한 명이 담석 환자일 경우, 자녀의 담석 발생 위험은 2배 이상 높습니다.
담석의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결석이 담낭관을 막으면 오른쪽 윗배 통증(담도 산통)이 나타납니다. 통증은 등이나 어깨까지 퍼질 수 있으며, 식사 후 특히 심해집니다. 구역, 복부팽만, 소화불량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이 반복되면 반드시 초음파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담석의 치료법과 수술 과정
담석의 치료는 결석의 크기, 위치, 증상에 따라 달라집니다. 통증이 없고 담낭 기능이 유지되는 경우에는 경과 관찰로 충분합니다. 그러나 통증이 잦거나 담낭염이 동반된 경우에는 담낭을 제거하는 복강경 담낭절제술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복강경 수술은 배에 3~4개의 작은 구멍을 내어 카메라와 기구를 삽입해 담낭을 제거하는 방법입니다. 수술 시간은 1시간 이내이며, 출혈이 적고 회복이 빠릅니다. 대부분의 환자는 2~3일이면 퇴원이 가능하며, 흉터가 거의 남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단일공(single-port) 수술이 도입되어 한 곳만 절개하는 방식으로 미용적인 만족도가 높습니다.
수술이 어려운 환자나 담석이 담도에 있을 경우에는 내시경 역행성 담관조영술(ERCP)이나 체외충격파쇄석술(ESWL)을 이용해 결석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ERCP는 내시경을 통해 담즙관 안의 결석을 직접 제거하는 방법으로, 고령 환자에게도 안전하게 시행됩니다. ESWL은 외부에서 충격파를 쏘아 결석을 잘게 부수는 비수술적 치료입니다.
또한 우르소데옥시콜산(UDCA) 약물치료는 콜레스테롤 담석을 서서히 용해시키는 데 사용됩니다. 크기가 작은 담석이나 수술이 부담스러운 환자에게 효과적입니다. 다만 약물치료는 장기간(6개월~1년 이상) 복용해야 하며, 치료 중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가 필요합니다.
수술 후에는 식습관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담낭이 없어지면 담즙이 계속 장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기름진 음식을 한 번에 많이 먹으면 소화불량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소량씩 자주 먹는 식사가 권장되며, 술과 고지방 음식은 피해야 합니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규칙적인 운동은 담즙 순환을 도와 재발을 방지합니다.
결론
담석은 흔하지만 방치할 경우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질환입니다. 콜레스테롤 대사 이상, 담낭 운동 저하, 불규칙한 식사, 비만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다행히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예후가 매우 좋습니다.
복부 초음파 검사를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담낭 통증이나 소화불량 증상이 지속된다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수술 후에는 담즙 순환을 돕는 식습관과 꾸준한 운동이 중요합니다. 담석은 예방이 가능하고, 조기에 관리하면 재발 없이 건강한 담낭 기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담낭은 작지만 몸의 대사 균형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오늘부터 식습관을 점검하고, 규칙적인 생활로 담즙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어보세요. 이것이 담석 예방의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